야인선생 | 왜 지금일까, 13년 만에 터진 젤라또 브랜드
야인선생(野人先生, 예런시앤셩)은 최근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뜨거운 존재감을 보이는 젤라또 브랜드입니다. 2025년에만 약 900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매장 수 기준 중국 3번째 규모가 됐어요. 근데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인 줄 알았던 야인선생, 알고보니 창립한지 한참이 지난 브랜드였어요.
요즘 상하이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보면 줄을 길게 늘어선 젤라또 가게가 자주 보입니다. 사람들이 대기 끝에 받은 건 ‘우창 쌀 젤라또’, ‘피스타치오 젤라또’ 등이에요. 메뉴 가격이 최소 28위안(약 5,600원)이니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젤라또를 손에 넣은 얼굴은 하나같이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이 가게의 이름은 야인선생(野人先生, 예런시앤셩)입니다. 최근 2년 간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며 존재감을 내세우고 있어요. 2024년에 322개의 매장을 열더니 2025년 한 해에만 883개가 증가했습니다. 중국에서 매장 수 기준으로 DQ와 보비아이스(波比艾斯)에 이어 3번째 규모이니 존재감을 알만 합니다.
다들 야인선생을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라 생각할 거예요.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창업자가 야인선생의 전신을 설립한 게 2011년이니 시간이 꽤 흐른 셈이죠. 그런데 이 브랜드, 첫 13년 간은 매장이 100개 수준이었어요. 최근이 되어서야 2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죠. 대다수의 브랜드가 초기에 잘 되다가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과 반대되는 움직임인데요. 야인선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목차
- 당일 제조, 당일 판매, 시간대별 메뉴 정책
- 야인선생이 13년 동안 기다렸던 것
당일 제조, 당일 판매, 시간대별 메뉴 정책
우선 최근 인기 비결부터 알아봐야겠죠. 야인선생의 특징은 ‘당일 제조, 당일 판매’라는 대원칙입니다. 매장은 중앙 공장에서 공급받은 베이스 재료로 현장에서 젤라또를 만들어요. 이때 신선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메뉴를 시간대별로 조절합니다. 유동 인구에 따라 오전에는 3종류, 점심에는 5종류, 피크타임인 저녁에는 더 많은 맛을 추가하는 식이에요.
젤라또의 공정은 이탈리아식을 따르지만 식재료는 동양의 것을 집중적으로 활용합니다. 헤이룽장 우창의 쌀, 후베이 쑹즈의 자몽, 광시 헝셴의 자스민 등 중국 전역의 재료들을 발굴했어요. 대표적인 제품인 우창 쌀 젤라또는 개발 기간에 4년이 걸릴 정도로 맛과 식감, 향 등에 신경썼습니다. 지방과 당의 함량을 줄여 만든 젤라또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나 산업형 아이스크림에 비해 건강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매장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시식을 권합니다. 구매 전환율이 30%나 되는 데다 대기 중인 고객들을 달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윈윈이에요. 이에 더해 밤 9시가 넘으면 1+1 행사를 펼칩니다. 당일에 만든 것만 판매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재고를 털어버리는 거예요.
야인선생이 13년 동안 기다렸던 것
이 정도면 왜 야인선생의 인기를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의문도 생겨요. 지난 13년 간 100여 개 수준에 머물렀던 브랜드가 왜 최근 2년 간 갑자기 늘어났냐는 거죠. 배경에는 창업자인 추이젠웨이(崔渐为)의 매장 확장 전략이 있었습니다.
추이젠웨이는 2011년에 ‘셴궈후이(鲜果会)’라는 이름으로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2015년이 되어서야 ‘야인목방(野人牧坊)’이라는 이름의 매장이 탄생했고, 리브랜딩을 거쳐 지금의 야인선생이 된 거예요. 2024년이 되자 가맹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했죠.
그 사이 야인선생이 베이징에 집중했던 건 중국 내 시장 환경이 성숙해지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어요. 브랜드 설립 초기만 해도 중국 내 젤라또 인지도는 낮았습니다. 하지만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 인식이 바뀌며 산업 잠재력이 점점 커지기 시작해요.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서자 감정과 건강을 소비하는 시대적인 흐름도 생겨났고요. 여기에 결정적인 소비 습관을 만들어준 게 바로 차 음료 산업입니다. 10년 사이 쇼핑몰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돌아다니는 일이 익숙해졌습니다.
때를 기다리며 공급망 확충과 R&D에 집중하던 야인선생은 기회가 찾아오자 발톱을 드러냅니다. ‘쇼핑몰 1층, 차 브랜드 옆, 3시간 이내 원재료 배송이 가능한 곳, 약 50㎡ 규모’라는 조건에 맞춰 매장을 빠른 속도로 늘려 나가요. 주요 타깃은 ‘육아맘’이었습니다. 일부러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쇼핑몰에 집중적으로 들어갔어요. 다음은 트렌디한 젊은 세대였고요. 사람들은 이미 ‘무언가를 들고 쇼핑몰을 걷는 소비’를 하고 있으니, 그걸 아이스크림으로 바꾸기로 합니다.

야인선생은 차 산업이 깔아놓은 판 위에서 움직인 덕분에 빠르게 성장합니다. 그래서 젤라또 브랜드지만 ‘차 음료 산업의 후속작’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제 궤도에 오른 야인선생의 목표는 뭐냐고요? 젤라또 중심의 소비 문화를 정착시키는 겁니다. 스타벅스가 커피 문화를 바꾸고, 헤이티가 차 음료 문화를 바꾼 것처럼요. 드디어 적절한 때와 장소를 만난 동양의 젤라또 브랜드가 만들어나갈 야인시대는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