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도쿄 트렌드 | 편의점의 지각 변동과 츠타야 서점의 나이트 투어

12월 셋째 주의 키워드는 편의점이었습니다. 컨비니언스 웨어를 필두로 편의점의 정의를 다시 쓰는 패밀리마트가 연말에 새로운 도전을 발표했네요. 어학 앱 듀오링고는 돌연 시부야에서 편의점 '듀오마트'를 열었고요. 각자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야심찬 도쿄의 연말을 정리해봤습니다.

주간 도쿄 트렌드 | 편의점의 지각 변동과 츠타야 서점의 나이트 투어

목차

  • 앞으로 덕질은 편의점에서! 패밀리마트의 새 도전
  • 일년에 단 하루, 단 50명 만 누리는 츠타야 서점의 새벽
  • 듀오링고가 연말에 시부야에서 편의점을 연 사연

앞으로 덕질은 편의점에서! 패밀리마트의 새 도전

일본의 대표 편의점 패밀리마트는 2023년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의류 브랜드도 아닌데 돌연 요요기 체육관에서 ‘컨비니웨어’ 패션쇼를 열면서 앞으로 편의점에서 옷을 사는 걸 당연하게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었어요. 실제로 그 포부를 현실로 바꿔나가고 있는 패밀리마트가 올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패밀리마트 페스티벌 2025’에서 발표한 이번 도전의 테마는 ‘놀 수 있는 편의점’입니다. 지금까지 편의점이 제공하는 편리함이 주로 의, 식, 주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편의점을 일본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장소로 만들겠다는 것이었어요.

FamiFest 2025
©ファミリーマート

이와 같은 변화는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일본의 입지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을 주목하고 있는데다, 소비는 덕질, 체험, 참여를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죠. 그렇다보니 오프라인 매장도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경험의 장소’로서의 가치가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의 패밀리마트는 그럼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속 캐릭터를 중심으로 음식을 만든 ‘엔터테인먼트 푸드’, 애니메이션 성지나 스포츠 팀 연고지 인근에서 선보이는 ‘콜라보 매장’, 브로마이드나 응원용 부채 제작 등을 지원하는 ‘패밀리마트 프린트’ 등이 있습니다.

패밀리마트 성지순례 편의점
©ファミリーマート X

이 중 몇몇 상품은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열린 ‘패밀리마트 놀이 편의점’에서 선공개되었습니다. 한다면 하는 패밀리마트가 또 한번 써내려갈 편의점의 역사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일년에 단 하루, 단 50명 만 누리는 츠타야 서점의 새벽

츠타야 서점은 책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며 서점의 새로운 활로를 만든 곳입니다. 특히 도쿄 다이칸야마 지점은 도쿄의 라이프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죠. 이곳에서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남들이 찾지 않는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바로 밤 12시입니다.

평소라면 영업이 종료됐을 시간이지만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은 12월 13일 하루동안 자정부터 새벽 여섯 시까지 문을 열었습니다. 이른바 심야 서점에 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서였어요. 마치 집처럼 편안한 공간을 지향하며 디자인된 매장에서 천천히 책과 마주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심야 투어(Night Tour)’입니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의 관장과 점장이 직접 매장을 안내하며 서점의 역사와 디자인, 서가를 만드는 방식과 그 작업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에요. 행사에 추첨된 단 50명 만이 모두가 잠든 시간에 서점을 향유하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 내부
©Culture Convenience Club

라운지 ‘안진(Anjin)’에서는 랜턴불을 켜두고 다과회가 진행됩니다. 올해 심야 서점의 테마는 ‘아늑한 밤’을 뜻하는 코셰리 나이트인데요. SPRING VALLEY BREWERY의 크래프트 맥주와 함께 요리 연구가의 음식 3종을 즐기다 보면 밤 시간이 더욱 평화로워집니다. 여기에 문학 컨시어지가 준비한 추천 책을 받아볼 수도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충만한 시간이 있을까요?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 안진(Anjin) 라운지
©Culture Convenience Club

듀오링고가 연말에 시부야에서 편의점을 연 사연

듀오링고 편의점 '듀오마트'
©Duolingo Japan

어학 앱 듀오링고(Duolingo)가 일본에서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12월 18일, 시부야의 렌털 스페이스 ‘OPENBASE SHIBUYA’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이 팝업스토어의 컨셉은 편의점이에요.

Duomart 외관 및 내부 상품
©Duolingo Japan Instagram

듀오링고가 편의점 듀오마트(DUOMART)를 연 사연은 이렇습니다. 듀오링고 앱에서는 언어를 ‘언제든’ 배울 수 있고, 편의점 또한 ‘언제든’ 들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보통 연말은 어학 앱 이용도가 떨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일부러 연말 시즌에 맞추어 전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시부야를 출점 장소로 선택했어요. 특히 일본에서는 1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듀오링고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답니다.

듀오마트가 열리기 전부터 인근 골목길 전봇대 20곳에 길 안내를 도와주는 퀴즈 포스터가 붙으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 듀오마트는 매장 디자인부터 제품 구성 모두 실제 편의점 같은 구색이었어요.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총 44종으로, 생활용품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도 듀오링고의 수업을 떠올리게 해 학습을 지속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죠.

곳곳에서 듀오링고만의 재치와 위트가 넘칩니다. 음료 냉장고에는 대표 부엉이 캐릭터 ‘듀오’가 추위에 떠는 모습을 담은 오브제가 들어있고, 계산대 옆 온장고에는 편의점 대표 간식인 치킨 대신 듀오링고의 불꽃 아이콘을 본뜬 키링이 진열되어 있어요. 또 매장에서는 입, 퇴장할 때마다 앱에서 문제를 맞혔을 때 나오는 효과음이 울려 퍼지죠. 어학에 잠시 느슨해질 수 있는 연말에 듀오링고가 이렇게 눈도장을 열심히 찍네요. 아무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듀오마트 내부 상품
©Duolingo Japa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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