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도쿄 트렌드 | 비밀스러운 심야 킷사텐부터 쓰레드 메시지로 만든 트리까지, 아이덴티티가 빛나는 연말
12월 둘째 주, 도쿄의 브랜드들은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마케팅을 펼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CD 대신 도넛을 발매한 랩퍼부터, 쓰레드 메시지들로 만든 독특한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아이디어가 빛나는 도쿄의 연말을 소개합니다.
목차
- CD 대신 도넛을 발매한 래퍼
- 실시간 쓰레드 메시지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 영업 시간이 끝나면 시작되는 ‘심야 킷사텐’
- 올해의 곡을 티셔츠로 입을 수 있다면?
CD 대신 도넛을 발매한 래퍼

12월 12일,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SKY-HI가 3년 만에 풀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CD 대신 ‘도넛’을 선택했어요. 앨범 발매일 하루 전, 생도넛 전문점인 I’m donut?과의 콜라보를 통해 CD 사이즈의 링 도넛 ‘I’m CD?’를 한정 판매한 거예요. ‘I’m donut?’은 12월 11일(목)부터 14일(일)까지 4일간 한정으로, 도쿄 아오야마에서 운영되는 두 곳의 글루텐 프리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도넛이 들어간 특제 패키지 박스에는 QR 코드가 인쇄되어 있어요. 구매자는 SKY-HI의 신곡 ‘It’s OK’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죠. 이 패키지를 열면 CD 디스크와 동일한 사이즈의 12cm짜리 도넛이 들어 있습니다. 도넛은 신곡 ‘It’s OK’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강함이 느껴져요.

SKY-HI가 CD 크기의 도넛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요. 요즘 앨범은 디지털로 발매되고 어차피 다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들으니, 쌓아두는 용도의 CD보다는 체험형 발매가 산업적으로도 더 건강하다고 판단한 거예요. 음악 비즈니스와 식품 산업 간의 협업이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발달할 지 주목해 보세요!
실시간 쓰레드 메시지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연말인 요즘, 어딜 가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에 띄죠. 도쿄 하라주쿠에도 개성 넘치는 트리가 생겼는데요.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답게 트리도 뭔가 다릅니다.
메타가 기획한 이 트리의 이름은 ‘쓰레드(Threads) 트리, 당신의 마음이 불을 밝히는 장소’입니다. 텍스트 기반의 SNS인 쓰레드에 게시된 메시지들이 실시간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의 모니터에 표시되는 참여형 설치물이에요. 최상단에 놓여있는 모니터에는 주제가 제시되고, 이용자들이 주제에 맞춰 게시물을 올리면 그 내용이 즉시 트리 모니터에 뜹니다. 주제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2025년을 한자와 이모지 하나로 표현한다면?’ 등으로, 몇 시간 마다 바뀌어요.

이번 트리를 준비한 배경에는 일본 내 쓰레드의 입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에서도 특히 쓰레드를 활발하게 이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나 덕질 관련 게시물이 많죠. 그래서 ‘쓰레드 트리’는 또 다른 이벤트도 준비했어요. 9인조 걸그룹 니쥬(NixiU)와의 콜라보를 통해 특정 시간마다 트리를 새 앨범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바꾼 거죠. 주제 또한 니쥬와 관련한 것으로 제시됩니다. 게시물 작성자는 굿즈를 받을 수 있는 가챠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어요.

연말을 맞아 1년을 돌아보는 이 시점에 본연의 정체성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트리의 빛을 밝힌 쓰레드의 재치 어떤가요? 무작정 예쁘기만 한 대형 트리를 꾸며두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쓰레드의 트리였습니다.
영업 시간이 끝나면 시작되는 ‘심야 킷사텐’

간혹 소설 중에서 책방이나 음식점, 술집의 영업 시간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이야기들이 있죠. 도쿄에도 이런 장소들이 생겼습니다. 일명 ‘심야 킷사텐 칼루아’예요. 영업을 종료한 찻집이 심야 시간만 되면 또 다른 컨셉의 장소로 바뀌는 곳입니다.

심야 킷사텐을 운영하는 것은 음료업체 산토리입니다. 자사에서 발매한 커피 리큐르 ‘칼루아’의 매력과 활용 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심야 매장을 열었어요. 이미 2024년 11월 경 3일 간 한정으로 ‘심야 킷사텐 칼루아’를 열었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의 뜨거웠던 반응을 토대로 아예 상설 매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산토리는 심야 킷사텐의 장소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공개된 곳은 유라쿠초의 ‘카페관 베니시카’와 진보초의 ‘미론가 누오바’입니다. 모두 레트로하면서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곳으로, 음악을 감상하기에도 좋아요. 각 매장마다 특별히 디자인 된 로고와 유리컵, 코스터 등이 비치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좋습니다.

밤 시간대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느긋하고도 나른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거든요. 칼루아를 사용한 오리지널 칵테일과 디저트는 사람들에게 숨 고를 틈을 줍니다. 사람들이 긴장을 풀길 바라는 마음으로 ‘졸음 권유’라는 가이드도 준비했습니다. 또 이곳에는 익명으로 쓰는 교환 일기장 ‘어느 밤의 졸음 일기’도 있어요. 누구나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도, 타인의 글에 답장을 적을 수도 있죠.
어른스러운 공간에서 천천히 독서를 하거나, 생각에 잠기고 싶으신 분들은 ‘심야 킷사텐 칼루아’에서 릴랙스한 시간을 즐겨보세요. 어느 순간 잠들기 전엔 칼루아를 챙겨 마시는 습관이 생길지도요.
올해의 곡을 티셔츠로 입을 수 있다면?

연말이 되면 기대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연말 결산’이에요. 일년 간 유독 좋아했던 것, 많이 갔던 장소, 자주 만난 사람 등을 정리하다 보면 그제야 한 해가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연말 결산을 도와주는 서비스들도 많은데요.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입니다. 전 세계 사용자의 스포티파이 청취 이력을 토대로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와 곡, 음악 장르, 음악 재생 시간, 가장 많이 들은 팟캐스트 프로그램 등을 정리해줘요. 물론 개인별로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곡들을 모은 플레이리스트도 제공하죠.
올해도 어김없이 ‘스포티파이 연말 결산 2025’가 공개되었습니다. 근데 올해 일본에서는 특별한 콜라보를 동시에 발표했어요. ZOZOVILLA와 함께 올해를 물들인 9곡의 앨범 재킷 디자인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판매하기로 한 겁니다. 수록곡 목록은 이렇습니다.

・Best of Tokyo Super Hits!:사카낙션 / 괴수
・Best of Boy In The Moon:BOYNEXTDOOR / 오늘만 I LOVE YOU
・Best of Gacha Pop:Ado / 록스타
・Best of J-Rock ON!!:back number / 블루 앰버
・Best of RADAR: Early Noise:AKASAKI / Bunny Girl
・Best of Stargirl Vibes:NiziU / Shining day
・Best of +81 Connect:LANA / Summer Ride (feat. ¥ellow Bucks)
・Best of 헤이세이 팝 히스토리:ORANGE RANGE / 이케나이 타이요
・Best of 레이와 팝스:MON7A / 오야스미 Taxi
티셔츠의 목 안쪽에는 스포티파이 앱으로 스캔하면 각 플레이리스트로 이어지는 ‘스포티파이 코드’가 삽입되어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입을 수도, 들을 수도 있게 만들었어요. 이 티셔츠를 소장하는 것만으로 한 해의 기억을 좀 더 특별하게 압축해서 보관할 수 있을 듯합니다.

9곡 중 좋아했던 곡이 있는 분들은 12월 3일부터 티셔츠를 구매하실 수 있어요. 티셔츠 전시장으로 가고 싶은 분들은 12월 26일부터 12월 28일까지 나카메구로에서 열리는 팝업 이벤트 「Spotify 정리 2025 in ZOZOVILLA」로 달려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