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뉴 | 우유인데 '흰색'이 아니다? 팬톤이 '하늘색'으로 등록한 중국 신제품

우유와 가장 어울리는 색깔은 아마도 뽀얀 하얀색일 거예요. 그런데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우유 색깔은 '봄날의 하늘색'이라고요. 심지어 팬톤과 협업해 컬러칩도 만들었어요.

멍뉴 | 우유인데 '흰색'이 아니다? 팬톤이 '하늘색'으로 등록한 중국 신제품
©蒙牛

며칠 전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가 팬톤(Pantone)과의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과 함께 멍뉴의 색을 만들었어요. 컬러 코드 이름은 ‘유연람(柔软蓝, MENGNIU SOFT MILK BLUE)'. 번역하면 ‘부드러운 하늘색’이라는 뜻입니다. 봄비가 내린 뒤 갠 맑은 하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죠.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우유나 요거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뽀얀 흰색이잖아요. 멍뉴는 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봄날의 하늘색을 컬러 코드로 만들었을까요?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가 팬톤(Pantone)과 협업해서 출시한 '소프트 밀크(软牛奶)' 컬러 소개. 소프트 밀크 블루 색상은 봄날의 하늘색을 담고 있다.
©蒙牛

신제품에서 시작된 이야기

하늘색은 멍뉴가 2025년에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 '소프트 밀크(软牛奶)'와 관련이 있습니다. 소프트 밀크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효소 가수분해 기술로 유당을 분해하고, 액체 분자를 47% 더 작게 만들어 흡수율을 높였죠. 그래서 평소 위장이 예민하거나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신제품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 소비자의 우유 소비 현실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약 40.5kg으로 글로벌 평균치의 3분의 2 수준입니다. 정부 권장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죠. 2025년 중국 정부는 '건강 소비 촉진 특별 행동 방안'을 발표하며 유제품 소비 확대를 장려하지만 그중에는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당불내증 혹은 유사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약 6억 6천만 명이나 돼요.

기능보다 '부드럽다'는 감각을 팔았다

멍뉴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소프트 밀크'를 출시합니다. 물론 시중에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이 많아요. 그런데 멍뉴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소개합니다. 다들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우유’라는 걸 전면에 내세울 때, 멍뉴는 ‘공복에도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우유’라고 강조해요. 특정 집단을 위한 제품이라며 타깃을 좁히는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며 판을 키우는 거죠.

수많은 수식어 중 ‘부드럽다’는 말을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의 아침 식사 문화가 있습니다. 중국 가정의 평범한 아침 식탁에는 죽, 국수, 계란찜처럼 소화가 쉽고 부담 없는 음식들이 올라와요. 부드러운 음식은 위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죠. 멍뉴는 오래된 식문화를 우유에 대입해 부드럽다는 감각을 강조합니다. 홍보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기술이나 효능을 복잡하게 말하는 대신 이걸 감각으로 전달하기로 해요. 그리고 그 파트너로 팬톤을 선택합니다.

팬톤의 권위를 활용한 이유

팬톤은 색에 의미를 부여하는 권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색'은 전 세계 디자인, 패션, 마케팅 업계를 움직일 정도죠. 멍뉴는 팬톤과의 협업으로 '우유의 부드러움’이 어떤 느낌인지 비유적으로 말합니다. 이때 빌려온 건 봄날의 하늘색이에요.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에서는 왠지 모를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느껴지는데요. 자연이 가진 가장 부드러운 색으로 ‘소프트 밀크’를 마셨을 때의 편안한 상태를 전달합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가 팬톤(Pantone)과 협업해서 출시한 '소프트 밀크' 컬러. 여자 모델이 소프트 밀크(软牛奶) 음료를 마시고 있다.
©蒙牛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가 팬톤(Pantone)과 협업해서 출시한 '소프트 밀크' 컬러. '소프트 밀크'를 마시는 느낌을 봄날의 하늘색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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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죠. 소비자가 어떻게 느낄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브랜드의 전달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봄날의 하늘처럼 몸을 맑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우유를 마다할 사람은 없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