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마트 | ‘기분 좋은 배신’이라 불리는 일본 편의점의 연례 행사

오늘부터 2주 간은 일본 패밀리마트에 더 자주 방문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치킨, 샌드위치, 도시락, 디저트 등 편의점 인기 상품이 가격은 그대로, 양은 45% 늘어나거든요. 2021년부터 벌써 6년 째 시행 중인 '증량 작전' 캠페인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이걸 보고 '기분 좋은 배신'이라 불러요.

패밀리마트 | ‘기분 좋은 배신’이라 불리는 일본 편의점의 연례 행사
©FamilyMart

일본 소비자로부터 ‘광기어린 캠페인’이라는 평을 듣는 편의점 연례 행사가 있습니다. 일명 ‘40% 증량 작전’.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가 도시락, 샌드위치 치킨 등 인기 상품을 40% 증량해서 출시하는 캠페인이에요. 가격은 그대로인 채로요.

일본 패밀리마트가 진행하는 ‘40% 증량 작전’ 캠페인 포스터. 크게 40% 증량작전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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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이 처음 시작된 건 2021년입니다. 패밀리마트는 40주년을 맞이해 인기 상품 20종을 기간 한정으로 40% 증량해 발매하기로 하죠. 그후 지금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양을 건드린 효과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기존 상품과 행사 상품을 같이 놓고 보면 차이가 확 와닿았거든요. 평소에 자주 사던 제품이 대형 사이즈로 나타난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증량 캠페인은 2025년 매출이 2021년 대비 177% 증가하며 효자 역할을 하게 돼요. 행사 기간 동안은 편의점에 방문하는 빈도 수도 늘어나고, 기타 상품도 함께 팔리니 일석이조입니다. 매출이 평소 대비 약 3배에 달한다고 하니 가맹점에서도 반가워할 수밖에 없어요.

일본 패밀리마트가 진행하는 ‘40% 증량 작전’ 캠페인. 가격은 동일한데 양은 40% 늘어난 음식들이 나열되어 있다. 샌드위치, 우유, 치킨, 마파두부 모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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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리 좋은 혜택도 6년이나 반복되면 무뎌지지 않을까요? 사실 패밀리마트는 캠페인에 꾸준히 변화를 줬습니다. 대표적인 건 이름이에요. 첫 해에는 ‘40% 증량 작전’이었던 이름이 시간이 흐르면서 앞에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어요. 2023년에는 ‘대략’, 2024년에는 ‘아마’라는 식으로요.

여기에는 업계 최고의 마케터라 불리는 패밀리마트의 CMO 아다치 히카루(足立光)씨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브랜드의 가치가 고객의 뇌리에 제대로 박히려면 긴 시간 동안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봤어요. 다만 사람들이 질리지 않도록 중간 중간 새로움을 더해야 했죠. 그래서 매년 캠페인의 이름을 바꾼 거예요.

이때 ‘아마 40% 증량 작전’ 같은 애매한 이름은 사람들에게 태클을 걸 여지를 줍니다. 진짜 양을 그만큼 늘린 건지 확인하고 싶어지니까요.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행사 제품을 놓고 무게를 재던 사람들은 기존보다 60% 가까이 양이 증가한 제품을 발견하기도 합니다.소비자들은 이를 두고 ‘패밀리마트에게 좋은 의미로 배신당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어요. 논쟁을 남기는 카피는 화제성을 더 이끌어내는 장치가 됐죠.

이름 말고 캠페인 품목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증량’ 컨셉이 잘 통하는 남성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며 여성이나 아이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과자나 푸딩 등의 디저트, 파스타 샐러드 등을 추가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일반 상품 대비 과자류는 3배, 샌드위치류는 4배, 스위츠류는 10배 매출이 상승하게 되죠.

2026년은 이름, 품목, 심지어 캠페인 시기에도 변화를 준 해였습니다. 올해의 캠페인 이름은 ‘왜인지 45% 증량 작전’. 45주년을 맞이해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40이라는 숫자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브랜드 역사를 홍보해요. 게다가 매년 여름에 캠페인을 펼쳤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봄에 행사를 개최합니다.

일본 패밀리마트가 2026년 봄에 진행하는 ‘왜인지 45% 증량 작전’ 캠페인 포스터. 디저트, 호빵 등의 음식이 45퍼센트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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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부터 1주차, 31일부터 2주차로 나누어 총 14개의 상품을 증량해서 출시합니다. 누적 판매 수가 3억 개가 넘는 ‘생 코페빵’부터 파스타 카테고리 매출 1위인 ‘명란 스파게티’ 등이 라인업에 추가됐어요. 날씨가 날씨이니만큼 호빵이나 라멘처럼 따뜻한 음식도 늘어났죠. 기존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이기 쉬운 여름 방학 시즌을 의도했다면, 올해는 색다른 구매 패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패밀리마트가 진행하는 ‘40% 증량 작전’ 캠페인. 가격은 동일한데 양은 45% 늘어난 음식들이 나열되어 있다. 콧페빵, 샐러드, 라면, 유부초밥 등이 전보다 커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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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량 작전’ 캠페인은 패밀리마트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매년 새로움을 더합니다. 동시에 지금 꼭 편의점에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죠. 쌀을 포함한 모든 식자재의 가격이 상승되는 요즘, 세븐일레븐과 로손도 비슷하게 가격은 동결하고 양을 늘리는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6년 간 ‘증량 캠페인’의 선두라는 이미지를 제대로 굳힌 건 패밀리마트인 것 같아요. ‘즐거운 가성비’라는 매력은 앞으로도 호감의 이유이자 차별화 포인트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