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 중국 차량 호출 앱이 병원 입구에 만든 버튼의 정체
기술이 화려해질수록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차량을 부르지 못해 병원 진료가 끝나도 집에 편히 가지 못하는 어르신들처럼요. 중국의 차량 공유 앱 '디디추싱'은 이분들을 위해 병원에 버튼 하나를 만듭니다. 기술의 진화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디디추싱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건 과정만으로 힘이 부치는 일입니다. 접수, 대기, 진료, 결제, 약 수령이라는 단계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약까지 탔다면 이제 집에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으로 공유 차량을 호출해요. 그런데 이때 마지막 관문 앞에서 또 한번 머뭇거리게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휴대폰 앱 사용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이에요.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3분 만에 택시가 도착하는 세상이라지만, 어르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휴대폰에 차량 호출 앱이 깔려 있어도 글씨는 너무 작고, 호출 방법도 복잡해 금세 기억에서 사라져요. 그렇다고 병원 문밖을 나서 길가에서 택시를 잡자니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몸이 아픈데 첩첩산중이에요.
이에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 직접 나섰습니다. 어르신들이 병원에서 좀 더 단순하고 쉽게 차량을 호출할 수 있도록 ‘원클릭 호출’ 장치를 설치했어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병원 입구에 있는 버튼을 한번만 누르면 됩니다. 그럼 곧바로 고객 센터와 연결이 되고, 휴대폰 번호와 목적지를 말하면 상담원이 대신 택시를 불러줘요. 사용법이 직관적이라 누군가 설명을 할 필요도, 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죠.

현재 이 버튼은 시닝 제2인민병원과 주장 제1인민병원의 ‘디디 따뜻한 승차 정류장’에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곳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배려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정류장의 차가운 의자에는 두툼한 방석을 깔고, 대기 공간에는 따뜻한 덮개를 씌워뒀어요. 한 구석에는 안전하게 약을 잘 챙겨 귀가할 수 있도록 마스크와 약 가방을 마련해 뒀고요. 자원 봉사자들은 안내 부스에서 길 안내를 돕습니다.

귀가만이 아니라 진료 경험도 돕고 있습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외래에는 디디추싱이 설치한 안내판들이 있어요. “진료과를 찾기 어렵다면 접수표를 확인하세요”, “결제 후 건강보험 카드 꼭 챙기세요”, “디디 대기 구역에 무료 약 봉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들은 지쳐버린 환자들을 살뜰히 챙기죠.


디디추싱이 보여주는 배려심은 병원 가는 길을 막힘없이 만들어주고자 하는 ‘의로창행(医路畅行)’ 프로젝트의 일부입니다. 노인, 아동, 임산부, 장애인 등 병원 이동이 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디디추싱과 복지 기금회 등이 협력해 편리한 의료 경로를 마련하고 있어요. 2026년 1월 기준, 이 프로젝트는 중국 6개 성, 8개 도시, 16개의 3급 종합병원에 도입되어 월 평균 30만 7,200여 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디디추싱은 ‘원클릭 호출’ 장치를 설치하면서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저희는 이번 일을 하면서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술의 절제 말이죠. 단순한 버튼 하나와, 그 뒤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배차 시스템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표현의 절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노골적인 홍보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았어요. 다만 올바른 시간과 상황에서, 올바른 일을 하고, 올바른 선택지를 제시하고자 했죠.”
-digitaling 중
디디추싱은 기존에도 앱에 ‘어르신 모드’와 어르신 전용 ‘택시 이용 설명서’ 등 노인 친화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 왔는데요.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어르신과 그 자녀들에게 믿음과 호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배려심이 환자의 병을 낫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지친 환자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술이 할 수 있는 다정한 역할은 다한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