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왕카 | 수학 숙제까지 봐준다고? 우리가 ‘밀크티계의 하이디라오’에 열광하는 이유
중국에 '밀크티계의 하이디라오'라 불리는 브랜드가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카왕카(卡旺卡, come wonka)’ 이야기예요. 현재 SNS에 퍼져 있는 일화만 해도 가지각색, 무궁무진합니다. 얼마나 다정하냐고요?
어느 날, 중국 SNS에 짧은 영상 하나가 올라옵니다. 밀크티 매장 직원이 테이블 옆에 서서 학생의 수학 문제를 함께 풀어주고 있는 장면이었어요. 유니폼을 입은 채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직원과 그 모습이 익숙한 듯한 학생은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영상 아래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 있었어요.

“역시 밀크티계의 하이디라오다워!”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며 ‘밀크티계의 하이디라오’라는 별명을 얻은 이 브랜드는 ‘카왕카(卡旺卡, come wonka)’입니다. 요즘은 키오스크 주문, 배달 앱 결제가 익숙한 시대입니다. 밀크티 매장에서 직원과 길게 대화를 나눌 일도 많지 않고요. 카왕카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 걸까요? 온라인에는 고객들의 생생한 후기가 가득합니다.

한 고객은 비가 쏟아지던 날 카왕카에서 밀크티 한 잔을 주문합니다. 음료를 받아 봉투를 열어보니 작은 빵 하나와 카드가 함께 들어 있었어요. 카드에는 손글씨로 ‘빵 하나 드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죠. 비 때문에 하루 일정이 꼬였던 고객은 그 한 문장에 마음이 풀렸다고 말합니다.

아이와 산책을 나왔다가 물병을 챙기지 못한 고객은 카왕카에 들러 물을 사려고 하는데, 직원에게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어요. 직원은 밀크티 컵에 물을 밀봉해 담아주고, 아이 입을 닦으라며 물티슈까지 챙겨줬죠.

카왕카는 고객 요청 사항에도 진심입니다. 한 고객이 밀크티를 주문할 때 크림을 많이 넣어달라고 했더니, 아예 토핑 컵 두 개에 크림을 가득 담아 따로 포장해줬어요.
이 정도는 기본에 가깝습니다. 대기 고객에게는 무료로 차를 제공하고, 마감 이후에는 남은 밀크티를 나눠줍니다. 아이에게는 막대 사탕을 건네고, 여유가 있을 땐 잠시 돌봐주기도 해요. 임산부가 밀크티를 주문했더니 카페인이 들었다며 주문을 받지 않았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결국 지인을 위한 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음료를 만들어줬어요.
기대와 현실 간의 갭이 클 때 사람들은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밀크티 가게에서 보기 드문 배려와 존중을 경험한 고객들은 카왕카에서의 일화를 온라인에서 열정적으로 퍼뜨렸어요. 카왕카 직원들은 덕을 쌓기 위해 일한다는 농담도 나왔죠. 이때 각종 에피소드들은 단순 ‘미담’으로 소비되지 않았어요. 중국 밀크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신제품 출시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가격 할인과 IP 협업은 일상이 되었는데요. 카왕카의 친절한 서비스는 브랜드 자산으로서 경쟁력으로 작용했어요.
온라인에서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카왕카에 방문하기 위해 안후이성으로 향합니다. 카왕카는 안후이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거든요. 2026년 초, 난징에 매장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안후이 지역을 주로 공략해 왔죠. 이는 희차나 패왕차희 등이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카왕카는 안후이 사람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서비스 때문만이 아니에요. 카왕카는 안후이의 지역색이 짙은 음료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2008년 허페이 1호점을 오픈한 이래, 맛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안후이성 황산에서 재배된 명차 황산모봉(黄山毛峰), 기문에서 재배되는 기문홍차(祁门红茶) 등을 넣어 차별화된 음료 베이스를 만들었어요.
마치 지역 대표 특산물과 같은 입지를 얻게 된 카왕카는 판매 수치로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도 합니다. 2025년 12월 20일, 광더 수이안루점이 ‘12시간 이내 최다 현장 제조 음료 판매’ 부문에서 22,862잔을 판매하며 세계 기록을 획득했어요. 기존 기록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였죠. 환산하면 음료 한 잔을 제조하는데 평균 1.9초가 걸린 셈인데요. 고객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안후이성 전역의 매장에서 200명이 지원을 나왔다고 하니 오퍼레이션 역량과 결속력을 알 만 해요.
그런데 보통 인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직원 친절도는 떨어지는 것 아니었나요? 물리적인 여유가 없으면 정신적으로도 지치기 마련이니까요. 카왕카가 안후이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직영점만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가맹점 체제에서는 임대료, 인건비 등을 고려해야 하다보니 ‘서비스’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돼요. 하지만 직영 매장은 교육과 평가 시스템을 지켜나가기가 용이하죠.
물론 모든 매장의 서비스 수준이 자로 잰 듯 동일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카왕카에서 밀크티를 사먹으면 감정이 리셋된다는 말은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짐이 무거울까 걱정해주고, 취향을 기억해주고, 토핑을 아낌없이 퍼주는 직원들을 마다할 고객은 없잖아요. 다만 경쟁이 치열한 음료 업계에서 카왕카가 타 지역으로도 진출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친절과 맛을 지켜나갈지 함께 눈여겨봐야 할 것 같아요. 이 친절이 사라지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