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 ‘중티다스’는 어떻게 갖고 싶은 제품이 되었을까?
'중티다스'라는 단어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디다스를 가리키는 별명입니다. 분명 로고와 쓰리 스트라이프는 그대로인데 중국식 미감 한 스푼을 더했거든요. 그런데 한때 낯설기만 했던 이 중국풍 아디다스가 점점 갖고 싶은 아이템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려 20년이 되어가는 중국 아디다스의 본토화 전략을 알아볼게요.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디다스 제품은 어딘가 특별합니다. 쓰리 스트라이프와 로고를 보면 분명 우리가 아는 아디다스인데, 어딘가 중국 전통 의복이 연상돼요. 스트리트웨어 같으면서도 중국의 문화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국 아디다스를 ‘중티다스’라고 부릅니다.
중티다스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에 중국 스타일을 뜻하는 ‘중티’를 더해 만든 별명입니다. 중국 아디다스에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중국식 미감과 감성을 한 스푼 얹은 제품들이 많아요. 치마, 원피스, 운동화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처음엔 낯설기만 했던 중티다스가 언제부턴가 갖고 싶어지는 아이템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요. 중화권에서 한정 판매되는 제품을 구하려고 해외 소비자들이 구매 대행에 나설 정도입니다. 중국에서 타 글로벌 브랜드가 고전할 때 아디다스는 10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성과를 자랑합니다.
이쯤되면 궁금해집니다. 중국 아디다스는 언제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갖고 싶은 브랜드가 된 걸까요? 그리고 중국 아디다스는 어떻게 이런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었을까요.
목차
- 서양에서 구매대행까지 하는 중국풍 재킷
-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아낸 자연스러운 중국 감성
- 중티다스 뒤에 상하이 크리에이티브 센터가 있다
-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서양에서 구매대행까지 하는 중국풍 재킷
중국 아디다스의 대표적인 히트 아이템은 중국풍 재킷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클래식한 트랙 재킷이 아니라, 중국 당나라 시대 의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에요. 전면에는 중국식 매듭 네 개가 달려 있고, 실루엣은 여유롭고 색감도 컬러풀합니다. 중국 아디다스는 2023년부터 연초마다 이 중국풍 재킷을 핵심 아이템으로 선보이고 있어요.
특히 올해는 그 기세와 각오가 대단합니다. 12월부터 춘절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10종 이상의 중국풍 재킷을 한꺼번에 출시했어요. 이 제품들은 10월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이미 선공개된 컬렉션으로, 아디다스는 제품 홍보를 위해 15명의 스타와 운동 선수를 기용해 대규모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각기 다른 중국풍 재킷을 입은 유명인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단체 사진은 공개 직후 큰 화제가 됐죠.


이 같은 자신감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아디다스는 2023년 이후 약 4년에 걸쳐 중국풍 재킷을 단계적으로 진화시켜 왔어요. 초기 모델은 클래식한 재킷에 ‘중국’이라는 한자를 프린트한 비교적 직설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이후 2.0 버전에서는 새틴 소재를 적용하고 중국식 단추와 소매 디테일을 더했죠. 다음 단계에서는 스웨이드와 데님을 혼합하며 전통 요소를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냈고, 가장 최근 버전에서는 니트 재킷, 사선 여밈, 새로운 컬러 조합 등 형태와 색감 모두에서 실험을 확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중의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당나라 전통 스타일이 지나치게 틀에 박혀 있다’는 평가도 있었어요. 하지만 점차 입체적인 차이나 칼라와 중국식 단추를 스트리트웨어 실루엣에 결합한 방식을 보며 ‘전통과 스트리트 문화가 충돌하는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죠. 중국식 단추는 유지하되 핏을 넉넉하게 바꾸고, 컬러 채도를 다양화하면서 코디 활용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점도 주효했습니다. 춘절에 입기 좋고, 단정하면서도 스타일링이 쉽다는 점이 호감을 샀어요.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해외 입소문이었습니다.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중국풍 재킷을 활용한 스타일링 영상을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올리면서, 아이템은 국경을 넘어 소비되기 시작했어요. 오직 중국에서만 판매된다는 희소성이 더해지며 수요는 더욱 커졌죠. 각기 다른 문화권의 미적 감각이 더해지자 재킷은 새로운 이미지로 재해석됐고, 중국 소비자들 역시 익숙한 디자인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입힐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인기 컬러가 품절됐어요.

이처럼 중국풍 재킷의 성공은 스포츠 브랜드라는 정체성은 유지한 채 중국 소비자의 미감에 맞게 재해석하는 방식에서 탄생했습니다. 중국 아디다스는 이 공식을 재킷 한 벌로 끝내지 않았어요. 중국의 일상과 취향을 출발점 삼아 디자인하는 브랜드가 되기 시작합니다.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아낸 자연스러운 중국 감성
이와 같은 변화는 아이템의 확장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중국 아디다스는 중국풍 재킷 이외에도 튤립 스커트, 치파오 원피스, 와플 재킷, 대나무 자수를 더한 새틴 소재 운동화 등을 잇달아 선보였어요. 공통점은 분명했습니다. 전통 요소를 장식처럼 덧대기 보다는, 중국의 생활 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형태를 우선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실용성이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디자인 중 다수는 해외로 역수출되며, 오히려 ‘중국 감성’이라는 새로운 매력으로 소비되기 시작했어요.

2025년, 중국 아디다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5월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트레포일 펫 시리즈를 출시했어요. 반려동물 의류, 목줄, 펫 백 등으로 구성된 이 컬렉션은 아디다스의 상징인 트레포일 로고와 쓰리 스트라이프 디테일을 유지하면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착용감과 기능성을 세심하게 고려합니다. 반려동물 또한 스트리트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설정한 결과였어요.

새로운 도전의 배경에는 중국이 맞이한 ‘반려동물 이코노미’ 황금기가 있습니다. 《2025 중국 반려동물 산업 백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반려동물 수는 1억 2,400만 마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어요. 특히 젊은 세대의 역할이 큽니다. 90년대생 반려인은 41.2%, 2000년대생은 25.6%로, 반려 문화의 중심이 젊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죠. 중국 아디다스 여기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읽었습니다. 그 결과 품질과 패션을 동시에 중시하는 젊은 반려인들을 겨냥한 전략을 펼치죠.
중국 아디다스는 쓰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판다를 크리에이티브의 핵심 모티브로 삼기도 합니다. 중국의 유명 아티스트 덩줘위에(邓卓越)와 손잡고, 트레포일 로고와 판다라는 로컬 아이콘을 결합한 컬렉션을 출시하죠. 전통 문화 요소를 단순히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트리트웨어 문법 안에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시도들이 개별 프로젝트로 흩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재킷, 스커트, 펫웨어, 아트 협업까지 중국 아디다스의 디자인은 하나의 방향성을 갖습니다. 중국의 일상, 취향, 문화적 맥락을 출발점으로 삼고, 이를 글로벌 브랜드 언어로 번역한다는 것입니다.
중티다스 뒤에 상하이 크리에이티브 센터가 있다
본토화 전략을 펼치며 중국 아디다스는 10분기 연속 성장,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국 아디다스가 로컬에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를 꾸준히 만들며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그 배경에는 2025년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아디다스 상하이 크리에이티브 센터(CCS)가 있습니다.
상하이 크리에이티브 센터에는 35명의 핵심 디자이너를 포함해 100명 이상의 크리에이티브 인력이 활동 중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아직도 현지 인력을 영업이나 운영에 한정적으로 채용할 때, 중국 아디다스는 크리에이티브 인재를 현지화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들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검증된 히트 상품을 단순히 중국에 들여오는 대신,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출발점으로 삼아 매년 약 1,000종에 달하는 신제품을 기획하고 선보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디다스 제품 가운데 60% 이상을 현지 팀이 디자인하고, 95%를 중국에서 생산해요.

중요한 건 숫자보다 작동 방식입니다. 모든 디자인의 출발점은 소비자 인사이트에 있어요. 현지 팀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수집한 다음 제품에 다시 반영합니다. 짧은 주기로 반복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구조 속에서 디자인은 점점 중국의 일상에 밀착된 형태로 진화해 나갑니다. 20년에 걸쳐 축적된 이 과정은 중국을 단순한 ‘테스트 마켓’이 아니라, 아디다스 디자인의 창작 주체로 대우해 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중국 제조업의 생산 인프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중국 아디다스는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생산량을 조절하는 ‘수요 기반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유연한 현지 공급망과 생산 속도, 가격 대비 효율 덕분에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죠. 이렇게 탄생한 로컬 제품 가운데 약 4분의 1은 해외 시장으로 다시 판매됩니다. 상하이는 더 이상 중국 소비자를 위한 생산 기지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내보내는 허브가 됐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아디다스 중화권 제품 부사장 우징시(伍景熙)는 익숙한 제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했을 때,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소비자가 가장 사랑하는 지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각의 중요한 원천으로 ‘본토화’를 꼽았어요.
아디다스에 따르면 이제 ‘글로벌 평균을 따르는 소비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 지역의 소비자들은 저마다의 취향과 욕망을 가지고 있고, 브랜드는 그 차이를 읽어낼 때 비로소 선택받습니다. 결국 중티다스가 서서히 갖고 싶은 아이템이 된 건 아디다스가 중국을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취향의 주체’로 대했기 때문 아닐까요?